18/05/2026
“흔들릴수록 단단해질, 우리의 오월 우리의 민주주의”
5.18 민주화운동이 있은지 어느덧 4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며 시민의 일치단결된 힘으로 민주주의를 짓밟은 신군부의 폭력에 온몸으로 맞섰던 80년 5월의 광주. 숭고하고도 처절했던 그때의 비극은, 이후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큰 상흔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그 상흔은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쳤던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져,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쟁취해내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부패한 정권을 시민의 힘으로 끌어내린 2016년 촛불 항쟁을 떠받치고, 윤석열 일당이 자행한 12.3 내란을 막아내는 굳건한 토대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80년 5월 광주의 기억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모두의 기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란의 위기를 딛고 다시 민주주의를 향한 길을 걸어가고 있는 지금, 5월 광주의 기억을 향한 왜곡과 혐오의 언어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윤석열 일당의 불법 계엄령을 ‘계몽령’이라 하며 우리의 민주주의를 부정하며 5월 광주의 기억을 왜곡함은 물론, 급기야 그 현장인 금남로 한복판에서 5월 광주의 기억을 부정하는 집회까지 벌어지는 현실입니다.
5월 광주의 역사를 헌법 전문에 담아내겠노라 약속했던 국민의힘마저, 지난 7일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역사를 헌법 전문에 담는 개헌안에 대해 ‘선거용 정략’이란 이유를 들어 투표에 불참하여 이를 무산시켰습니다. 급기야 재투표 시도에 대하여는 비쟁점 법안에 대한 필리퍼스터를 신청해 어깃장을 놓기에 이르렀습니다. 5월 광주의 기억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민주주의는 그러한 흔들림을 딛고 더욱 단단하고 넓은 모습으로 바뀌어왔습니다. 80년 5월 광주의 슬픔을 단죄하지 않고 묻으려 했던 일련의 시도들은 1996년 5.18특별법 제정을 거쳐 분쇄되었고, 5월 광주의 슬픔은 비로소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로 그 위상을 되찾았습니다. 5월 광주의 참상을 온전히 기억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헬기 기총소사 사실을 밝혀내고 전일빌딩과 전남도청을 지켜내는 힘이 되었습니다. 나아가 12.3 내란으로 헌정질서가 위기에 몰렸던 그때, 5월 광주의 기억은 우리가 이전의 비극적인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잡아주기도 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5월 광주를 향한 왜곡과 혐오의 말들 역시 이제까지 우리가 겪어낸 ‘흔들림'과 다르지 않습니다. 저들의 언행은 우리가 마주했던 이전의 흔들림보다 더 거칠고 도발적이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광주의 기억을 굳건히 지키고 더 나은 민주주의로의 여정을 이어갈 것입니다. 저들이 아무리 광주의 기억을 가로막고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세우려 한다 해도, 수많은 물방울이 모여 이룬 민주주의의 강물은 끝내 바다로 나아갈 것입니다.
80년 5월, 불의한 권력의 폭력과 살육에 맞서 정의로운 투쟁을 펼치다 생을 달리 하신 광주의 영령들께 삼가 명복과 평안을 빕니다. 이제 우리는 당신들께서 남겨주신 그 유산을 발판 삼아, 다시는 시민을 짓밟지 않고 후퇴하지 않는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세우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2026년 5월 18일, 5.18 46주년을 기리며
더불어민주당 중앙대학교 캠퍼스지부장,
광주 사람 표지훈 올림.